유럽 현대미술관 여행 2011 6/26-7/12 - 007
글쓴이 : 큰사과나무    작성일 : 2012-07-24    조회수 : 18948 첨부파일 : VFREVF85MTAg.jpg
유럽 현대미술관 여행 2011 6/26-7/12 - 007

아침에 눈이 떠지는 대로 쾰른대성당으로 가다.

한곳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수사로 보이는 남자가 가슴에 나무통을 맨채로 서있다.

아마 헌금통을 매고 있는 듯....

700년이나 되었다는 성당이 감동스럽다고 했으면 좋겠는데 어째 도깨비가 나올것 같다.

아침햇살님이 버스에서나 식당에서 만날때 Are you happy?   닐니리?하고 말씀하신다.


식구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기운을 불어넣으려는 뜻이리시라.

 

케테콜비츠 뮤지엄 관람을 하였다.

케테콜비츠는 1867~1945년까지 살았는데 큰아들이 1차세계대전때 사망후 반전운동을을 시작했단다.

콜비츠의 작품을 보니 목탄화, 판화등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빵이란 제목의 그림은 배고픈 어린두딸이 엄마의 치마꼬리를 붙들고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모습이어서

전쟁으로 인한 배고픔을 열마디 선동가의 말보다도 더 크게 전쟁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케테 콜비츠가 개척한 '현실참여 예술'은 1980년대 한국에서도 민중 판화 운동을 불러 일으키는데 큰 영향을 끼쳤단다.

'프롤레타리아 예술의 어머니' ,  '미술사의 로자 룩셈브르크',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깔려 신음하는 민중의 증언자'

등으로 불려진다고.

그녀가 주로 쓰는 검정, 회색, 백색은 인간의 아픔과 슬픔, 어둠을 표출해내어 판화가 대중적인 예술로 되는데 영향을 주었단다.

미술관의 전시 주제는 '너의  얼굴을 보아라' (부제 용기를 가져라) 였다.

영어로 face to face는 직면하라 쯤으로 해석되는데 나의 예술로 무얼 남길것인가?

를 고민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직면한 작가의 고민이 녹아든 주제가 아닐까?

 

다음 장소는 홈브로히 미술관이다.

역시 유럽을 오면서 기대가 되는곳이 크륄러와 홈브로이였다.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홈브로이, 숲속 여기 저기에 완벽한 조화로 이어진 미술관을 걷는길.

천국이 있다면 아마 여기일 거야.

물이 흐르고 새소리가 나고 숲이 우거지고.

보통 여태까지의 전시실에서는 작품이 신기해서 손으로 만져 볼라치면 노~터치라는 말이 득달같이 날아오고

번쩍하고 후레쉬를 터트리면 노~후레쉬라는 말이 총알같이 날라오는데 여기는 흔한 스텝 한사람 안 보인다.

작품마다 작가이름, 제목하나 붙어 있는게 없으니 여러가지로 여늬 미술관과는 달라도 보통 다른게 아니다.

얄팍한 지식이나 판단들을 전부내려 놓고 산책하며 명상하듯이 작품을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곳이다.

신혼 부부들이 신혼여행으로 숲길을 손잡고 걸으며 인생설계를 하며 홈브로이를 둘러본다면

나중에 싸울일이 생겨도 홈브로이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금방 풀리지 않을까?

한군데에 이르니 유치원이 있다.

봄볕님이, 유치원 원장님으로 보이는 분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니 대답을 해주다가 정말 관심있게 물어본다는 걸 느꼈는지

아예 들어와서 둘러보라고 문을 열어주는게 아닌가?

가구도 건물도 거의 나무로 되어 있고 자연에서 놀고 배우고 한다고 한다.

정원이 20명인데 정말 필요한 사람들순으로 들어올 수 있단다.

권력이나 힘이 아닌, 맞벌이 부부이거나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먼저 온다는것이 정말 당연한 것인데 왜 그리 부럽던지...

봄볕님의 유치원에서도 접목하시거나 배워가시려고 눈을 반짝이면서 듣고 계시다.

얼마나 유치원 교육에 애를 쓰셨으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 홈브로이에서 유치원을 만나게 되었을까?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랑엔 파운데이션 미술관으로 이동하면서 끝없이 펼쳐진 밀밭길을 바라보며 걷다.

어렸을적 밀밭을 보곤 요즘엔 시골에서도 밀밭을 본적이 드물다.

한참을 씹으면 껌처럼 된다고 밀을 씹거나 깜부기를 뽑아주던 기억이 꿈속의 꿈같이 몽롱하다.

보리밭이나 밀밭이 뭉개진걸 보며 왜 뭉개졌을까? 어릴적 궁금해 했던것도.

잠깐 비가 쏟아졌다.

랑엔 파운데이션에서 미술관 관람후 가운데가 구멍이 뚫린 한 건물에 들어가 계단에 자연스럽게 앉아 소리로 기를 모으는 작업을 했다.

40명의 옴진언이 계속이어지는 가운데 한사람씩 나와 천장이 뚫린 곳의  직선으로 가운데 서서,  같이 옴진언을 눈을 감고 하며

소리를 들어보는 경험은 소리의 공명이 가슴을 진동시키며 마음까지도 뭉클하게 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여행 출발전 돌아가신 오빠 생각에 갑자기 울컥해진다.

두더지마냥 그저 땅만 죽어라 파며 살았던 못배우고, 오래 병에 시달리다 가신 오빠에게 장레식도 안보고 유럽으로 온 내자신이

미안하고도 오빠의 인생이 한없이 안타깝고도 불쌍했다.

건물에서 밖으로 나오니 벨로드럼 축소판같은 곳으로 전부 올라가 처음엔 한두명이 달리다가 나중엔 서너명이 같이 달리기도 하였다.

모두들 중간쯤에서 달렸는데 최병장과 들소리님이 중간보다 훨씬 윗부분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셔서 일행은 박수와 웃음으로

부자를 응원하였다.

특히 최병장의 달릴때 팔과 손모양이 재밌기도 하려니와, 얼굴 표정도 정말  재밌어서 한참을 배를 잡고 웃었다.

생각해보면 하비람을 알기전 유쾌하게 이빨을 온통 드러내놓고 웃은적이 몇번이나 있을까 싶다.

하비람을 만나고선 평생울 울음을 울었고, 정말 재밌어서, 즐거워서 웃을수 있었으니 영혼의 힐링에 웃음과 울음만한게 또 있겠는가?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뒤셀도르프로 이동하여 어제갔던 한식집, 신라로 가야되는데 (그래서 침이 잔뜩 고였었는데)

소리로 기모으기와 유쾌한 벨로드럼에서의 달리기로 시간을 많이 써서 쾰른성당 노천까페로 가서 맥주와 소세지, 야채셀럿,

돼지고기요리와 감자요리를 시켜서 먹었다.

내가 먹을 수 있는것은 야채샐럿과 감자 요리뿐이어서 날은 춥고 먹을건 없고 홈브로이에서 가져온 빵을 먹었다.

넓은거울님이 알피엠을 불러서 불님을 위해 감자요리를 더 주문하는데 내것도 더 시켜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불님것만 나왔다.

날이 추워 호텔로 걸어와 뜨거운 물을 받아 목욕을 하고 호텔에 있는 커피폿에 물을 끓여 컵라면을 먹으며 tv를 보니

영국 왕세자 커플이 캐나다를 방문하는 장면이 나왔다.

몸이 따듯해져 엽서를 쓰다가 졸려서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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