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대미술관 여행 2011 6/26-7/12 - 015 야간열차
글쓴이 : 큰사과나무    작성일 : 2012-07-24    조회수 : 72574 첨부파일 : VFREVF84MTYg.jpg
유럽 현대미술관 여행 2011 6/26-7/12 - 015 야간열차

디죵역에서 열차표와 내일 아침에 먹을 햄버거를 건네 받다.

야간 열차 첫 경험이라 궁금한 마음.

차에 올라 하루밤 묵을 침대칸을 찾아가다.

함박, 가을바람, 신바람, 불, 나, 00님이 6인실에 동침하게 되었다.

짐을 맨위로 올리는데 유일한 남자분인 가을바람님이 손을 다치셨는데도 불구하고 괴력으로 무거운 여행가방을 척척 올리셔서 깜놀.

차례대로 침대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시트를 깔고 눕다.

열차에서 닦는 것이 귀챦다고 임시방편으로 물티슈로 얼굴과 손을 닦다.

차가 움직인다.

이태리까지 가는 동안 다른나라 국경을 넘어가니 철도직원이 여권을 걷어간다.

여권을 달란다고 뻐띵기지 말라는 알피엠님의 사전 교육이 있어서 순순히 내주다.

생전 처음 타보는 이국에서의 야간 열차.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가 있었지 참.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느으~~으은 새벽열차 대젼발 영시 오십부우~우~우운

분위기 꼭 맞는 노래를 참지 못하고 부른다.

내쳐 심수봉 노래도 한곡조 꽝.

보통 전철이나 버스를 타서 엉덩이를 붙였다 하면 안조는 법이 없건마는 편하게 누워 배낭에 다리까지

올려 놓았건만 냉큼 잠이 오질 않는다.

중간에 화장실을 갔다와서 다시 잠을 청하다.

침대칸의 출입문이 영 무거워 살갑게 열고 닫혀지질 않는다.

살짝 들면서 문을 열어야 한다고 누군가 말한다.

늦게까지 두런거리는 얘기 소리가 들리는듯.........잠깐 잠이 들었나

방광이 좀 약한 편이라 낮에도 화장실에 자주 가고, 잠자다가도 한번은 화장실에 간다.

문이 조금 열려있길래 열어보니 끄떡도 안한다.

아까 들은 대로 문을 약간 들어서 열어 보아도 마찬가지다.

신바람님을 깨워?

사실 화장실가도 많은 양을 누는것도 아닌데 그냥 참을까...

누워 잠을 청하는데 잠이 안온다.

다시 문을 여는데 도전한다.

역시 끄덕도 안한다.

소변을 참으면 방광염이 될까 은근 두렵다.

피곤하거나 하면 걸리는 방광염. 걸리고 나면 약 두달정도 개구를 못하는게 불편하다.

시트를 착착 접어서 거기에 일을 볼까?

남자라면 페트병에다도 눌수 있는데...아차차 베낭속에 텀블러가 있었지.....

다행히 넘치진 않는다.

침대밑 구석에 밀어 놓고 신발로 바리케이트를 친다. ㅠ ㅠ

잠을 자는둥 마는둥 아침이 왔다.

내가 그렇게 열을라고 용을 써도 안열리던 문이 신바람님이 여니 잘도 열린다.

아침에 쇼킹뉴스를 말했더니 깨우지 그랬냐고.

늦게서야 잠들었을텐데 어떻게 깨워...

화장실에 가서 물증을 버리고 세수를 하고 오다.

그런데 신바람 아들 일식님이 돈을 잃어 버렸단다.

신바람님이 속상해하는데 당사자는 오죽하랴.

열차 식당칸 직원이 용의자인 듯 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경찰소에 가자커니 하다가

선생님이 시원하게 해결되는 것도 없으면서 시간이 지체된다고 그냥 가기로 하다.

수상 택시로 몇팀으로 나눠 이동하다.

체크인을 오후 1시쯤 할 수있어서 방으로 못들어가고 가방을  호텔에 맡기고 비엔날레 장소로 이동하다.

관람하기전에 점심을 먹기로 하다.

과일과, 초코렛, 건빵, 대추를 먹다.

한국관은 탈존님이 지었다고 아침햇살님이 말씀하신다.

설계는 김석철님이 했고 화장실 자리에 건물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고.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 이태리 국왕 25회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려고 베네치아시 주최로 창설된 미술전시회인데

1930년 부터 국가 주최로 바뀐 가장 오래된 미술전이란다.

93년 제45회때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독일 대표로 참가해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95년 100주년 때 한국관이,

동야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 세계에서는 25번째 개관을 하였는데 설치 미술가 전수천님이 (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 그 한국인의 정신)

으로 특별상을 받았단다.

97년 김익중, 99년  이불이 특별상을 연이어 받았다고.

국가관을 도는데 길치라서 혹시라도 길을 잃을까 도반들 몇명과 같이 다니다가, 어쩌다 보니 혼자 있게 되어 나무가 있는 뒷길을 잠깐 걸었다.

그런데 어느 건물 옥상에 보니 꽃무늬 군복이 빨래줄에 걸려 있는것이 아닌가?

그때만 해도 한국관에 전시된 작품인줄 모르고 야 누구지? 저런 멋진 패숀을 입고 다니다가 빨래까지 해서 널었나 싶었다.

아니면 꽃무늬 옷을 염색해서 널었나보다 하였는데 꽃무늬 옷을 따라 와보니 한국관인거다.

옥상에 널어 놓은 꽃무늬 군복 빨래는 현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집과 집 사이에 빨래줄이 있고 빨래가 널린것을 무심코 보면서도 참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작품의 효과적인 전시에

머리를 굴리던 작가가 보고선 아! 이거다 싶으셨단다.

들어오다보니 유리 전시장안에 피에타 작품이 로봇형상으로 되어 있다.

한눈에 봐도 뭔가 삘이 확 땡긴다.

비엔날레 홍보책자에도 겉표지에 한국관에 전시된 피에타 작품의 사진이 있었다.

단순히 유명한 피에타 작품을 패러디 한 것인 줄 알았는데 이용백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원래의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것이지만 이작가의 피에타는 자신이, 죽은 자신을 안고 있는 형상이라고.

거푸집이 알맹이를 안고 있는 형태라는 것이다.

작가가 독일에서 조각을 공부할 때 거푸집에 쌓여있는 모습도 신비롭고 아름다운데 왜 거푸집 자체를 작품에 쓰지 못하고

버려야만 할까 생각했단다.

작가는 피에타 시리즈 사랑, 죽음, 증오 3가지를 만들었는데 비엔날레엔 죽음, 증오 시리즈가 설치되었다.

또다른 작품 브로큰 미러(Broken mirror)는 유리 1,500장을 총, 해머등 갖가지 흉기로 깬것을 풀 HD 카메라로 촬영한 작업인데

관객이 거울 앞에 서면 관객을 따라다니며 거울이 깨지는 형태라는데 아시아권에선 흥미를 가지는데 유럽권에선 불쾌해한다고.

거울로 바라보는 나의 에고가 깨지는 것?

한방에 깨달음을 얻는 돈오의 세계를 나타내는 듯도 하다.

메인 작품이랄 수 있는 엔젤 숄저.

꽃무늬 군복 4벌이 단정하게 진열돼 있는데 백남준, 조셉 보이스, 존 케이지, 마르셀 듀상등 눈에 익은 이름들의 명찰이 달려 있다.

그 옆에는 비디오 화면에 온통 꽃이 가득차 있다.

자세히 보니 뭔가 움직인다.

워낙 움직임이 아주 느려 첨엔 눈에 띄지 않지만 가만히 지켜서서 보다 보니 꽃으로 만든 군복을 입은 군인이

총을 들고서 정찰을 하는 것 처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전 87년 시위가 한창일때 전경과 시민들이 대치할때 전경에게 꽃을 주고 있는 사진이 문뜩 떠오른다.

50년 6.25가 일어나고 작전권이 미국으로 넘어가서 우리가 협정의 당사자가 돼지 못하고 미국, 북한, 중국이 조인한 정전협정으로

아직도 소리 없는 전장을 치루는 분단된 한국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평화 협정 아니 통일된 조국을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긴 듯하다.

개인적으로 꽃무늬를 좋아해서 (우리집의 이불껍데기는 전부 꽃무늬) 이용백 작가의 작품이 좋고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느껴져서 작가가 한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럽다.

다른 국가관을 돌다가 다시 한번 한국관으로 가보다.

키가 큰 한국 남자가 보여 작가님이냐 물으니 작가님은 다음 전시 준비를  하느라 중국에 가셨다며 팜플렛을 건네준다.

9월에 베이징 Pin 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하신다고.

2년전 한국관에서 전시를 한 양혜규 작가도 스타급 작가로 유명하다는데 이용백 작가님은 벌써 그렇게 되었나보다.

90년 홍익대 서양화과, 93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국립 조형 예술대학 회화과, 95년 같은 대학 조소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단다.

다큐멘터리도 제작하셔서 수중촬영도 했고, 비디오, 설치, 음향, 로보틱스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으로 한국에선

이방면의 가장 대표적인 작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팔이 안으로 굽고 외골수 기질이 다분한 난, 한국관의 작품에 빠져 다른 국가관의 작품을 봐도 여벌로 보였다.

89개국의 국가관을 돌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밖에 나가 스파게티를 먹을까 하는데 일행 도반님들은 열심히 작품감상 중.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허기진 배를 과일로 달랜다.

블루오션님과 겨자씨님, 하늘길님이 먼저 나와서 다른 일행을 기다리는데 블루오션님의 얇은 겉옷을 잃어버리셨다고 안타까워 하신다.

혹시 주워서 걸치고 나오는 사람이 없을까  나오는 사람을 지켜보기도 하고 주최측에 물어나 보자고도 했는데

금방 빨아서 훌훌 털어서 입을 수도 있고 가볍고 햇볕가리개로 좋아 아주 아끼던 옷이었다면서 굉장히 아쉬워 하였다.

다리도 쉴겸 까페로 옮겨 커피와 음료수를 한잔 마시고 호텔에서 만날 약속시간에 맞추어 가기까지 저녁먹을 여유시간이 있어,

걸어가면서 음식점을 찾다가 미소유님 일행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야외 식탁으로 가서 앉았다.

알바로 일하는 베트남 학생이 쌩글쌩글 웃는 모습이 아주 귀엽고 어려 보인다.

각자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다른 일행들도 합세를 하여 저 위쪽부터 저아래쪽까지 하비람들이 길게 자리를 차지하였다.

토마토 스파게티는 덜 느끼하여 그런대로 먹을만하였다.

호텔객실에 들어와보니 이미 여행가방이 들어와있다.

투어리스트 촬영시 주인공 안젤리나 졸리가 묵었던 호텔이라면 안젤리나 졸리 사진도 크게 걸어놓고 자랑하련만 보이질 않는다.

구구절절 안떠들고 700년된 명성과 품위와 자신감과 써비스를 행동으로 보여 주는게 더 믿음이 갔다.


 
 To be continued.. 베니스의 시내 구경이야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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